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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티즌

대전시티즌, 위기 뒤에는 언제나 찬스가 오는 법


안녕하세요.
퍼블입니다.

K리그가 개막한지도 벌써 두달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초반이긴 하지만 치열한 경쟁속에 어지러운 순위 싸움을 하는 지금의 모습은 상당히 흥미롭기만 합니다.
언제나 리그 초반에 깜짝 상승세를 보여왔던 광주는 예전과 다른 분위기로 초반의 돌풍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난시즌 챔피언이었던 수원은 현재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구요.
이 혼전속에 대전시티즌 역시 치열한 경기를 펼치며 힘겨운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의 부진을 털고 4월4일 대구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기록한 후 전남과의 경기에서 연승을 기록하고 울산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경기종료를 앞두고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며 2승1무로 상승세를 달렸습니다만 18일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이후 강원과의 경기에서 3실점, 전북과의 경기에서 4실점을 하며 3연패에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번 글에 사용된 사진은 대전시티즌 명예기자 정경원님의 사진입니다.
사진에 대한 불펌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한 순간의 추락

패의 시작이었던 성남과의 경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2승1무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대전은 성남을 맞아 15경기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를 날려버리겠다는 듯 선제골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수비가 무너지며 두골을 내리 헌납, 결국은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죠.

어 벌어진 강원과의 컵대회.
올시즌 처음으로 K리그에 참가하는 강원이기에 어쩌면 지지 않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던 대전팬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갓 학원 축구를 졸업한 선수들이 중심이 된 대전은 배테랑 미드필더 이을용과, 국가대표 출신 정경호, 그리고 내셔널리그에서 성인축구를 경험한 많은 선수들이 포진한 강원에게 선수 구성에서부터 열세를 보이며 3골을 헌납하고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신생팀의 성적이 좋을 수 없다는 편견을 갖고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 날의 경기는 상당히 충격적이고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만 다음 경기의 상대가 전북이었기에 어쩌면 쉽게 부진을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K리그 7라운드를 맞이했습니다.
K리그 상대전적에서 대전이 앞서는 팀, 그리고 2002시즌 대전이 단 1승만을 했던 그 때 유일한 승리를 안겨준 팀, 그리고 맞붙어서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팀 전북이었지만 올시즌의 전북은 예전의 전북이 아니었습니다.
국가대표 출신의 김상식과 장학영, 최철순과 임유환이 버티는 수비라인, 대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진경선, 하대성, 에닝요가 버티는 허리, 그리고 K리그 정상급 용병으로 자리매김한 루이스와 라이언킹 이동국이 포진한 공격진은 신인들로 구성된 대전에 비해 삐까뻔쩍 화려한 선수 구성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바라본 경기는 역시나 하는 결과로 끝나게 되었고 4실점이라는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많은 대전팬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리 3연패.
그것도 상황이 좋지 않은 "역전패 - 신생팀에게 3실점 영봉패 - 질 것 같지 않은 상대에게 4실점 패배"
지금 팀 분위기도, 팬들의 시선도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어 머 니


분에 지금 대전시티즌 팬들의 분위기는 좋지가 않습니다.
대전시티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많은 팬들의 불만으로 가득차있고 심지어는 김호 감독에 대한 직접적인 불신과 비판을 표하는 글도 다수 있습니다.
왜 팬들은 이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은 저 역시 강원과의 경기, 전북과의 경기를 중계로 지켜보면서 그저 이기지 못해도 좋으니 재밌게 축구하는 선수들의 모습으로 조금씩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대전시티즌의 축구에 대한 내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대전시티즌 최근 3경기의 플레이는 상당히 좋지 않았었죠.
제 블로그를 자주 오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긍정적이고 좋게좋게 생각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북과의 경기를 보는 내내 한 숨만 쉴 수밖에 없었고 저 역시 이런 플레이에 따끔한 질책을 하고 싶었습니다.

기를 보고 잠들기 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문득 예전의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학생이었던 시절.
시험을 보고 성적표가 집으로 날아올 때쯤 되면 엉덩이에 불이라도 붙은 송아지처럼 저는 안절부절했었죠.
하지만 그다지 간이 크지 않아 성적표를 빼돌리거나 고치는 행동은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좋지 않은 성적에 어머니로부터 심한 꾸중을 듣기 일쑤였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밥먹고 학교 다니고 공부하는데 넌 왜 이모양이니?"
"이래가지고 어떻게 살려고 그러니? 너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없니?"
"너 때문에 정말 속이 상한다..."

러면서도 어머니께서는 다음 시험을 준비할 때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조용히 등을 두드려주고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세상의 이야기들을 접하다보면 인간으로서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러도 어머니라는 이름을 가진 그 분은 자신의 자식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사랑의 눈길을 보내줍니다.
많은 사형수들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셨던 삼중 스님께서 지으신 수필집에서 이야기하는 수많은 어머니들의 이야기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존재를 위해 애쓰고 마음을 주는 모습들을 진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론 억지스럽고 공감을 받지 못할 비유라는 것은 압니다만 적어도 제가 대전시티즌의 부진과 그에 대한 실망을 하면서도 예전의 제 어머니의, 그리고 이 세상의 어머니들의 마음이 이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앞으로 내가 평생 아끼고 응원해야 할 대전시티즌을 어떻게 바라보고 함께 해야 할지에 대한 희미한 불빛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위기뒤의 찬스.. 그 불변의 법칙

머니의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분들이 무조건 믿고 응원하고 아껴야 한다고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잘못했을 때, 그리고 날 실망시켰을 땐 따끔하게 혼내고 질책할 줄도 알아야한다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비판과 비난이 아닌 믿음과 사랑이 바탕이 된 사랑의 매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대전시티즌 홈페이지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은 대전시티즌을 그만큼 사랑하고 아끼고 있기에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질책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것은 선수들이나 감독님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많은 팬들이지만 언제라도 대전시티즌을 위해 높이 뛰며 목이 쉬어라 외쳐줄 사람들이니까요.

지만 지금의 분위기속에 선수들이나 감독님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고, 어쩌면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라운드에서 심장이 터질 듯 뛰고 또 뛰는데 결과는 따라주지 않고, 참으로 답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겠지요.
하지만 이런 팬들의 목소리를 응원의 힘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와 센스를 발휘하며 조금 더 발전하고 발전할 수 있는 노력이 따랐으면 좋겠습니다.
대전시티즌의 팬들 역시 신생팀 강원보다 선수 구성이 약한 대전시티즌의 현실을 이해하고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라는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자신의 아들들을 위해 매를 들고, 또 눈물 흘리며 아끼고 사랑해주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목소리도 함께 낼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금의 혼란과 위기가 대전시티즌의 감독님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에게 더 없는 기회가 되어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5월 1일 저녁 8시에 펼쳐질 포항과의 경기.
전통의 명가 포항을 맞아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를 모두가 함께 만들어냈으면 좋겠습니다.

덧, 박성호 선수의 마수걸이 골 축하드립니다
.




By 퍼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