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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티즌

행복한 대전시티즌..





1.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K리그에 대전시티즌이란 팀이 있어요.
대전시티즌은 자주색 유니폼을 입고 축구 특별시라는 별명을 얻을만큼 홈팬들의 사랑은 대단했죠.
대전 시민들은 그 팀을 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팀이라고 불렀답니다.

아직은 찬 바람이 불던 월의 어느날 인천에 사는 두루미 한 마리가 날아왔어요.

"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아,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는게 좋겠어.."

두루미는 대전시티즌 앞에 내려앉았어요.

그 때였어요.
어디선가 별처럼 빛나는 물방울 하나가 뚝!! 하고 떨어지는거예요.

"비도 안오는데 뭐지?"

라며 두루미는 위를 올려다봤어요.
그건 바로 대전시티즌의 눈물이었어요.

"지난 2003년, 기록적인 홈 승률과 홈 관중 수를 기록하며 축구특별시라는 별명까지 언론으로부터 받았을 때 사람들은 정말 행복한 대전시티즌이라고 불렀었단다. 하지만 내가 리그를 뛰어오는 동안 해체 위기도, 숙소가 없어 빌라에서 선수들을 재우기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변변한 연습구장이 없어 가라앉은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안단다."

두루미는 대전시티즌의 말을 조심스레 듣고 있었어요.

"두루미야 두루미야,
개막전에서 외국인 선수 하나 없는 군인팀에 깨지고, 홈 개막전에선 남쪽 패륜과 득점없이 비기면서 출발이 좋지 않은걸 알고 있단다.
마침 3라운드가 홈경기인데 홈 팬들에게 새로운 시작의 선물을 줘야 할 것 아니겠느냐..
내가 승점 3점과 함께 골득실이 +1이 되도록 세골까지 줄테니 잘 받아가도록 해라"

두루미는 그 말을 듣곤 기쁘면서도 고마운 마음에 대전시티즌의 주위를 빙빙 돌았어요.
한결 마음이 놓인 두루미는 대전시티즌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는걸 느꼈죠.
그리곤 승점3점과, 3골을 가지고 인천으로 날아갔어요.




2.
시간은 흘러 흘러 한달여가 지났어요.

차가운 바람대신 따사로운 햇살 아래 꽃내음이 가득한 봄바람이 만연했던 4월마지막 주말이었죠.
어디선가 컹~컹~ 하는 소리에 대전시티즌이 내려다보니 올드 잉글리시 쉽독이라는 종류의 개 두마리가 맴돌고 있었어요.
대전시티즌은 또 다시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방울을 떨어트렸어요.

"너희는 정규리그 개막 이후 6경기동안 승리가 없구나..
2무로 승점 2점을 건졌지만 승리로 인한 승점만큼 의미가 있겠니..
이대로라면 너희들 부진은 오래 갈지도 모르겠구나"

이 말을 하던 대전시티즌은 다시 굵은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어요.

"너희들의 무승 행진을 내가 막아주겠다. 부산에서 대전까지 고생하며 왔으니 내가 주는 승점 3점을 가지고 푹 쉬었다가 다시 부산으로 가서 절치부심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라"

이미 대전을 만나기 전 정규리그 두경기에서 겨우 무승부로 승점 2점을 채웠던 연승이와 우승이는 컵대회 포함 13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는 저력을 보였고, 이 모습을 본 대전시티즌은 한없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어요.




3.
이후로도 대전시티즌은 많은 어려운 팀들에게 승점을 나눠주었습니다.
팬들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젠 오히려 대전시티즌이 더 어려워졌다며 걱정의 말을 해주었고, 이런 대전시티즌을 위해 새로운 감독을 데려와주었습니다.
잠시나마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던 대전시티즌은 처음 도와준 두루미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벌써 10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네..
어쩌면 좋지.."

두루미는 한 숨을 쉬며 그렇게 대전시티즌앞으로 와 주저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그 때 두루미의 머리위로 맑은 물방울이 떨어졌고 두루미는 그것이 낯설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두루미야 두루미야..
무기력한 너의 모습에 내 마음이 너무 아프구나..
내가 다시 승점 3점을 줄테니 이걸 가지고 홈팬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려무나"

"아..
이제 리그도 몇경기 남지 않았는데 이렇게 승점을 3점이나 주면 6강은 어쩌려고....."

두루미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며 승점 3점을 가지고 날아갔어요.
대전시티즌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다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가슴속에 한가지 걸리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EP.
"아.. 내가 강원에게는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구나..
올시즌 두 번의 맞대결도 끝났고, 최근의 두번째 대결에선 내가 승점 3을 챙겼으니...."

날씨가 무척 더운 여름이었지만 대전시티즌의 심장만은 더욱 활기차게 뛰고 있었습니다.
그 심장을 대전시티즌의 팬들은 각자 자기의 가슴속에 나눠가지며 올 시즌 무사히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에는 이렇게 가슴 아프지 않게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야.. 라며 대전시티즌을 위로했답니다.

 

-교 훈-
퍼줄 땐 퍼주더라도, 앞으론 우리 것부터 좀 챙기자..!!!
대전 만세..!!!

아래에 있는 손가락은 누르던 말던 니들 맘~!!! 




 By. 퍼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