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퍼블입니다.
요즘 토크로그를 새로 꾸미고 거기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는데 재미를 붙여서인지 풋볼로그에 예전만큼 신경을 못쓰고 있는 것 같네요.
잡담을 하기 위한 블로그가 새로 생긴만큼 풋볼로그에는 앞으로 좀 더 신경 써서 글을 써야겠다고 맘먹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마 앞으로는 글을 올리는 주기가 예전보단 길어질 것 같네요.
무튼, 이번 글의 주제인 대전시티즌과 수원삼성의 k리그 정규 14라운드 리뷰를 이제 시작해볼까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사용된 사진은 에이레네 김광모님 사진과 대전시티즌 구단 홈페이지(고종수, 박성호 사진)에서 가져왔습니다. 또한 이다해 관련 포토툰은 디씨 국축갤이구요.
사진 사용에 문제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수원과의 경기, 그 특별함
이상하게도 대전팬들은 수원과 경기가 있을 때면 더욱 전투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와 함께 최근 몇년간 수원에게 절대 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었던만큼 대전팬들에게 수원은 참 싫은 팀이고 꼭 이겨야만 하는 팀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어버린거죠.
이는 팬들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뭐 수원팬들 입장에선 코웃음을 칠 수 있겠습니다만 솔직히 수원팬들에게도 대전과의 경기가 다른 경기에 비해 신경이 쓰이게 되는 것은 사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솔직히 이번 경기가 열리기전 어쩌면 퍼플아레나 징크스마저 이번에 깨지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상대가 올시즌의 경우 비록 컵대회에서 GS에게 일격을 당해 무패행진이 끝나긴 했지만 여전히 정규리그에선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던 잘나가는 수원이었던데에 반해 대전은 올시즌 그 어느 때보다 전력이 상당히 불안했고 최근 몇경기동안 상당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뭐, 그동안 수원전 무패행진을 하면서 우리가 수원보다 강한 전력으로 경기를 가졌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올시즌 눈에 보이는 전력차는 그동안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보다 더욱 벌어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수원과의 경기에 대한 징크스를 유지해오던 선수들이 대부분 지난 시즌을 끝으로 대전을 떠나고 새로운 선수들로 구성이 된만큼 최은성을 제외하고는 대전시티즌 선수단에 그 특수성에 대한 특유의 분위기도 사라졌을 거라는 생각까지 겹치며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했었습니다.
2. 징크스
징크스라는 말 아시지요..??
징크스..Jinx..
사전적 의미로는 불길한 일, 혹은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일컫는다고 하는군요.
불길,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이 의미로만 본다면 참 섬뜩하고도 반갑지 않은 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많은 분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경기장엘 가면 진다거나, 화장실에 가면 골이 터진다거나, 혹은 아침에 똥차를 보면 운이 좋아진다거나 하는등의 말이죠.그동안 대전과 수원은 객관적인 전력차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소위 천적이라는 표현으로 불릴만큼 얄궂은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2003년 이후 13차례의 맞대결에서 수원은 대전에게 이상하리만큼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개막전에서 수원은 대전을 이기며 징크스 탈출에 성공하였지만 이 징크스는 퍼플아레나에서 수원이 승리를 거둘 때 비로소 완벽하게 깨지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2003년 이후 대전전 13경기 연속 무승 징크스는 깼지만 대전의 홈경기장인 퍼플아레나 징크스는 남아 있었던거죠.
또한 경기중 에두 선수의 슈팅이 대전의 김형일의 몸에 맞고 굴절되어 골문으로 빨려가는가 싶더니 골대를 맞고 튕겨나오게 되었습니다.
축구에서 골대를 맞춘팀이 진다는 징크스가 있는데 이것 역시 이번 경기에서 그대로 적용이 되었구요.게다가 이날 시축자로 탤런트 이다해가 왔는데 이에 대해 수원팬들은 경기 시작전부터 상당히 불안한 느낌은 지우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유인즉 그동안 중요한 경기에서 이다해가 수원의 경기에 시축을 한 경우 모두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었죠.
2006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성남과 맞붙은 수원은 이다해를 시축자로 데려왔는데 그날 1:2로 패배하며 성남에게 챔피언의 자리를 내주어야만 했고 작년 이다해의 시축으로 시작한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0:1로 패하면서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하게 되었죠.
짧지만 나름 강한 기억을 남긴 이다해 징크스는 결국 올해에도 수원팬들을 울리게 되었고 이다해 징크스의 무서움은 이제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3. 쉴드 깎인 수원, 준비의 대전
이날 전체적으로 수원으로선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플레이를 했습니다.
매경기 강력한 모습으로 앞만 보고 질주한 수원은 수많은 전투에서 쉴드가 깎인 프로토스의 질럿처럼 부상선수들과 정신적, 체력적인 부담이라는 불안요소로 인해 베스트 멤버가 구성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수비쪽에서 마토선수의 공백과 최근 포지션 변경을 한 김대의와 남궁웅 선수의 출전으로 인해 수비에 있어서 많은 약점을 노출하였지요.
물론 누가 나와도 주전감이라는 말처럼 수원의 백업선수들 기량이 다른 팀에 비해 월등히 좋은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팀내 주전의 공백이라는 것은 팀에 있어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요소입니다.
이에 대해 김호감독은 김용태와 김민수로 하여금 수원의 측면을 노리는 전술을 들고 나왔고 불안한 수원의 수비를 공략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로 수원을 괴롭히며 경기의 분위기와 주도권을 쥐고 홈팬들에게 큰 재미를 주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경기후 김호감독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매경기를 결승처럼 치루는 수원의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약점을 공략하는 준비를 철저하게 했던 것이 쉴드깎인 수원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닌가 합니다.
4. 이날만큼만 하자
위에서도 언급했듯 이날 경기에서 대전은 김호감독의 철저한 준비와 선수들이 꼭 이겨야겠다는 투지를 앞세우며 올시즌 최강이라 불리는 수원을 상대로 매우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경기들의 리뷰를 보면 알겠지만 수원과의 경기가 있기전 최근 몇경기를 살펴보면 걱정스러울만큼 실망스러운 부분이 더욱 컸던데에 반해 이날의 플레이는 올시즌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만큼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순간순간 아쉬움으르 주는 모습이 보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움직임이라던가 선수들간의 호흡문제에 있어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무엇보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절 기분좋게 했습니다.
솔직히 그동안의 경기들을 보면서 상당히 갑갑했고 걱정만 가득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당분간 계속 유지가 될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수원과의 경기처럼 좋은 모습을 보았다는 것에 대전시티즌의 희망이라는 것에 조금은 확신을 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이날만큼, 아니 이날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날의 경기내용을 선수들이 잊지 않고 경기를 한다면 조금씩 조금씩 강해지는 모습을 제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공격을 마무리 하는 능력과 기본적인 공격력 강화에 대해선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5. 우리 선수들 이야기..
이날 경기를 뛴 몇몇 선수들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이야기를 할 선수는 제가 이날 경기의 MOM이라고 생각하는 박성호 선수입니다.
박성호 선수는 대전에 온 이후 꽤나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진에서 제몫을 해주는 선수라고 저 스스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골만 넣어주면 좀 더 좋은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데 수원과의 경기에서의 박성호 선수는 그 어느때보다 더욱 훌륭한 활약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골이나 어시스트를 한 것도 아니고 경기도중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하는 등 눈에 확 띄는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많이 뛰고 움직이면서 대전이 공격을 전개하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공을 많이 세웠습니다.
볼트래핑이나 순간적인 판단과 함께 드리블 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히 과감하고 자신감 넘쳤구요.
그리고 고종수 선수는 다른 때와는 다르게 플레이 메이커 역할보다 더욱 공격적인 모습으로 이날 경기에 임했는데 박성호 선수와 함께 상대 수비에게 부담을 주는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상당히 좋아보였습니다.
어쩌면 이런 식의 플레이가 고종수를 오히려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었습니다.
만약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과 쳐진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병행하며 전술을 펼친다면 김호감독님이 생각하는 고종수 효과가 더욱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한재웅 선수는 대전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대전에 있어서 상당히 큰 역할을 해주는 선수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입니다.
이날도 결정적인 찬스를 얻어내 슈팅을 하거나 어시스트를 하는 등 위치를 선정하는 능력이나 공을 소유하고 차는데 있어 상당히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수비수로 기용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했습니다만 지난 몇경기와 이번 수원과의 경기를 통해서 대전의 공격에 힘을 보태는 쪽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반해 한재웅 선수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김용태 선수는 가능성이 참 많은 선수이고 좋은 플레이를 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은 더 대담해짐과 동시에 세밀함과 안정감을 훈련을 통해 보완한다면 한재웅 선수와 함께 대전의 공격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용태 선수의 모습을 보면 무언가 보이지 않는 벽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상당히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 벽을 넘어 하루빨리 더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그리고 에릭..
그동안 많은 단점을 보이며 실망을 주었던 에릭이 이날 경기에서 귀중한 골을 터뜨리며 많은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골대도 몇번 맞춘 모습도 보였고 무엇보다 하드웨어나 힘이 좋고 드리블 돌파에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등 장점도 보여준만큼 이번 골을 계기로 조금씩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이날 경기에 뛰었던 최은성, 김형일, 민영기, 강선규, 우승제, 이동근, 이성운, 김민수, 권혁진선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구요.
6. Epil..
작년 개막전에서 수원에게 패배를 당하며 3년을 이어온 수원전 무패행진이 깨진데 대한 허탈감에 상당히 아쉬워했는데 이날 수원팬들이 느낀 아쉬움과 허탈감은 그 때 제가 느낀 것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도 올시즌 수원의 무패 우승은 불가능보다 가능이 더욱 커보였던게 사실이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수원에게 첫패를 안겨준 것이 나의 팀 대전이라는 것이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하네요.
어쩌면 수원에게는 이번 패배가 좋은 약이 될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당장은 부상선수와 경고누적으로 인해 성남전에서도 베스트 멤버를 구성하기 힘들다는 것이 고민거리로 남겠지만 선수들이나 팬들 스스로 정신적인 무장을 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이날 승리를 거둔 대전에게도 이날의 경기는 좋은 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데 대전으로선 그동안 자신감이 부족한 모습이 많았던만큼 강팀인 수원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승리를 거둔것을 계기로 조금은 더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몇년간 징크스라는 이름으로 많은 관심을 갖게 했고 지금도 역시 나름대로의 징크스로 이야기될 수 있는 대전과 수원의 경기.
비록 전력의 차이와 환경의 차이가 너무나 큰 두팀이긴 하지만 이러한 관계가 K리그에 재미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두팀간의 경기에서 느껴지는 특수성이 그대로 쭈욱 이어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솔직히 GS와 라이벌이라고 띄우는 것보다는 우리 대전과 얽히는게 낫지 않습니까?? ㅎㅎㅎ
대전의 다음 경기는 7월 20일 일요일에 있을 SK 원정경기입니다.
현재 승점 16점으로 정규리그 9위에 자리잡고 있는 대전은 6위 포항과의 승점이 6점차이밖에 나지 않는만큼 6강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을 위해서라도 SK와의 원정경기는 꼭 승리를 거두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록 원정경기 관람을 떠나지는 못하지만 마음속으로 열심히 응원을 해야겠습니다.
'대전시티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짤막한 대전시티즌 여름방학 소식 (2) | 2008.08.08 |
---|---|
김호 감독의 퇴장..왜?? (6) | 2008.07.24 |
대전:광주 리뷰 - 고종수를 활용해보자 (8) | 2008.07.07 |
성남앞에 한없이 작은 대전.. (8) | 2008.07.04 |
대전시티즌, 빗셀고베에 승부차기 석패 (2) | 2008.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