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퍼블입니다.
오늘은 그냥 가볍게.. 손가는대로 간단하게 끄적이는 글 하나 써볼까 합니다.
그동안 제 블로그에 대해서 혼자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많은 부담도 느끼고 그랬었나봐요.
어떻게 보면 제가 블로그를 왜 하는지에 대한 가장 간단한 이유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요즘 올리는 글들을 보면서 이건 내블로그 같지가 않은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무튼, 앞으론 그냥 가볍게 블로깅하고 부담 없이 글을 써가도록 하려구요..^^
이번 포스팅의 제목이 좀 그렇죠..??
ㅎㅎ
지난주 토요일 울산과의 K리그 정규 11라운드 경기를 보면서 같이 보던 재즐군이 수도 없이 했던 말이 바로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였습니다.
헌데 저 역시 이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었다는 것이었죠.
왜그랬냐구요..??
아마 그날 대전시티즌의 경기를, 아니 요 근래의 대전시티즌의 경기를 보셨더라면 쉽게 이해할 수가 있을겁니다.
결론적으로 완전한 문장으로 써보자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경기들을 매주매주 보면서 속을 태우며 스트레스를 받아야하나..." 였습니다.
물론 올시즌의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는 선수단 변화, 여러가지 전술과 스타일을 새로 만들기 위한 리빌딩작업등 여러가지 여건을 알고 있었기에 좋지 않은 성적과 저를 열받게 할 경기력등은 미리 예상은 하고 그점을 염두하고 편하게 경기를 지켜보겠다고 다짐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승부에서 이기고 좋은 모습을 기대하는 팬으로서 요즘의 경기를 보다보면 아주 속에서 열이 팍팍 솟구쳐 오르곤 합니다.
지난 수요일 FA컵 32강에서 연세대학교에 승부차기끝에 패배를 하여 탈락했단 소식을 들었을 땐 적지 않게 놀랍고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도 제눈으로 직접 보지 못했기에 컨디션이 안좋았나보지..라는 식으로 그저 그러려니 넘겼는데 울산과의 경기를 보니 연세대와의 경기를 보지 못한게 참 잘됐다 싶더라구요.
울산과의 경기는 전반 10분동안 두골을 내주며 저의 혈압과 맥박수를 급상승 시키기에 충분했었습니다.
경기시작과 동시에 전열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먹은 골일뿐이라고 스스로 애써 위로하며 흥분과 화를 가라앉혀보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지기는 커녕 답답하고 경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는 모습에 상당히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웃긴건 그라운드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안보면 그만이고 안보면 차라리 속 편할 것을 그래도 공과 선수들을 쫓아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며 나름대로 푹 빠져버린 꼴이란 흡사 배는 불러서 터져버릴 것 같은데 눈앞에 차려진 화려한 밥상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처럼, 혹은 자기몸 상해가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하얀가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마약중독자처럼 그렇게 그렇게 꿈쩍도 않고 경기장을 응시하게 되더라 이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처럼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라는 말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저의 모습을 이해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적어도 제 블로그에 꾸준히 와주시는 분들이고 어차피 저처럼 K리그를, 각팀을 응원하고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말이지요.
물론 내가 좋아하고 응원하는만큼 좋은 모습과 결과만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이게 또 그렇게 생각처럼 되는 것도 아니고, 여러가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스포츠경기인만큼 때로는 패배의 아픔에 쓰디쓴 소주를 들이키기도 하고, 혹은 결과와는 관계 없이 가끔 보여지는 상당히 나쁜 선수들의 모습과 경기력에 화를 내면서 분을 삭이지 못하는 경험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미워하거나 떠날 수 없는 것은 그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정말정말 긴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은 경기가 있는날 스케줄은 경기에 맞추려 노력하고 꼭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스케줄을 맞추고 경기장을 찾기 위해 유니폼을 입고 머플러를 두르면서 지난날 가졌던 불만이나 화는 또 잊고 싱글벙글 웃으며 기분을 내곤 하지요.
지난 울산과의 경기를 보며 속터지는 플레이에 가슴도 치고 욕도 하며 내가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나 자책도 해보았지만 다시 경기장을 향하기 위해 준비하고 걸어갈 때는 또 잊고 콧노래를 부르고 있을겁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게 된다면 욕도 하고 자책하면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겠지요.
어쩔 수 없는 축구팬이니까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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