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을 앞두고 또다시 국가대표 선수 차출을 둘러싸고 베어벡 (이하 곰가방) 감독을 중심으로 한 한국축구협회와 K리그 각 구단을 중심으로 한 프로축구연맹의 갈등이 또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소집규정을 보면 각국 대표팀은 대회 2주전부터 소집을 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3일 국가대표 선수들을 소집하겠다는 곰가방감독과 축구협회측의 입장에는 잘못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K리그 측에서 선수 차출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K리그 정규14라운드 경기가 바로 23일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27일에는 하우젠컵 결승경기가 열리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K리그의 각팀들은 핵심선수를 대표팀 차출로 보냄으로써 전력구성에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 차출로 인한 축구협회와 프로축구간의 갈등은 그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작년 아시안컵 예선, 아시안게임 예선과 평가전등을 치르는데 있어 리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와 챔프결정전이 진행됨에 있어 곰가방측과 K리그측에서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올1월 카타르 친선대회를 앞두고였죠.
당시 겨울 동계 전지훈련을 해야하는 K리그팀 입장에서는 한해 농사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훈련중 아무 의미 없는 친선대회에 핵심선수들을 줄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정해져 있는 규정을 들어 대표팀 차출에 전면거부하게 되고 이때부터 곰가방측과 K리그의 갈등은 상당히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곰가방감독은 얼마전에 K리그를 향해 멍청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표현을 스스럼 없이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후 인터뷰와 언론을 통해 수습하려 하고 좋게 넘어가려 했지만 나름대로 감정의 골이 깊어질만큼 깊어졌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곰가방 감독은 아주 좋은 기회를 잡아버렸습니다.
그동안 K리그에서 주장해오던 "원칙고수" 라는 입장을 역으로 이용하게 된 것입니다.
규정상 23일에 선수를 소집하는데 규정상 어긋남이 없음을 강조하며 선수 차출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입니다.
이를 두고 축구협회측과 프로축구연맹측의 입장도 서로 대립되어 갈등이 심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여러가지 말들이 오가며 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에도 썼지만 곰가방감독이 이번 소집을 강행하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는 FIFA에서 규정한 원칙에 따라 정상적으로 소집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따르는 것은 K리그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만스럽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현재 여름 휴식기를 앞둔 상황에서 중위권 싸움이 안창인데다 컵대회 결승까지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팀의 주축선수들이 빠진 상태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을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소지일인 23일에 리그 경기가 있기 때문에 리그 경기를 치르고 소집에 응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문제점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요..??
우선적으로 리그 일정을 짜는데 있어 아시안컵 대회를 염두하지 못한듯한 인상을 주는 프로축구연맹측에 잘못을 물어볼 수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여름 휴식기도 있고 나름대로 아시안컵 대회 일정도 고려한 상태에서 리그경기와 컵대회등을 치르는데 있어 빡빡하게 일정이 짜여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소집일인 23일에 경기일정을 잡아놓고 축구협회와 곰가방감독이 배려해주기만을 바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기를 치른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면 간단한 회복훈련만으로 1~2일을 소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23일 경기 끝나고 소집에 응해도 규정상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도 잘못이라면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곰가방 감독의 그동안의 안일했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K리그와의 갈등이 시작된 이후로 곰가방 감독은 경기장을 찾으며 경기는 관전했을지언정 프로축구연맹이나 K리그 감독들과의 대화와 의견교환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국가대표팀의 감독이라는 권위 때문이었는지 다른 무었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갈등이 있을때마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려 하기보단 비난과 한탄하기만 했고 정작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축구협회에서 알아서 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던 듯한 모습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속에 곰가방 감독은 많은 K리그 관계자와 팬들에게 불신을 주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 아드보카트가 그랬던 것처럼 먼저 다가가 좋은 분위기속에서 대화를 시도하려 했다면 이렇게까지 서로를 불신하며 비난하는 상황을 맞이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관련기사 (클릭)
29일 이라크와의 평가전 장소가 제주이기 때문에 소집장소를 제주로 잡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경기를 치르고 소집에 응하기 쉽지 않은 장소를 소집장소로 정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실질적인 현지적응 훈련은 경기 2~3일전부터 해도 별 문제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처음부터 리그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쉽게 합류하지 못할 제주를 소집장소로 택한 것은 선수소집에 대해 리그에 절대 편의를 봐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K리그 각팀들도 그저 불만 섞인 볼멘소리만을 할 것이 아니라 정중하게 소집장소를 파주로 해줄 것을 요청했거나 입장을 알리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도 아쉽습니다.
어쨋든 현재 프로축구연맹에서는 축구협회쪽으로 소집을 하루만 늦춰달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합니다.
과연 축구협회측에서는 이 공문에 대해 어떤 답변을 줄지 기대됩니다.
부디 계속되는 축구협회와 프로축구간의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어 대한민국 축구가 한단계 더 발전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PS
업무중 눈치보며 몰래 적은 글이기 때문에 시간과 상황의 제약도 있고 해서 나름대로 정리가 돼지 않은 글이긴 합니다.
이점에 대해선 읽으시는 분들의 이해를 구합니다.
추가 (6월 20일) - 결국 축구협회는 프로축구연맹측의 소집일 하루 연기 요청을 거부하고 원칙대로 대표선수들을 소집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뭐..어쩔수 없는 상황이죠..
규정대로 하는 것이니까요..ㅋ
'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1일 FA컵 16강 - 알고봅시다~ (2) | 2007.07.24 |
---|---|
바레인전 패배에 대해 한마디만 하죠 (8) | 2007.07.16 |
또다시 발생한 축구대표 선수 차출문제 (8) | 2007.06.19 |
올림픽 축구 예선 [대한민국 : UAE] 다녀왔슴다 (2) | 2007.06.08 |
올림픽 축구 예선 [대한민국 : UAE] 다녀왔슴다 (2) | 2007.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