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면 사람들이 읽기 싫어한다는데....
쓰고나니까 또 긴글이...ㅡ.ㅡ^
Prol.
드디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2007 K리그가 개막을 했다.
3개월동안의 긴 동면기가 지나고 따사로운 봄햇살에 기지개를 펴는 아지랑이처럼 그라운드의 향수를 그리워하던 나와 많은 K리그 팬들의 마음속 열정도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힘들게 가둬두었던 열정들을 터뜨릴 때가 되어버린 것일거다.
지난 3일 토요일 성남과 전남의 개막경기를 시작으로 3월4일에는 나머지 팀들의 개막경기가 일제히 치뤄졌다.
비록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화려한 개막이 시작된 것이다.
대전시티즌은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수원과 개막경기를 가졌다.
일부러 대진을 그렇게 만든 것도 아닌데 개막부터 대전과 수원의 경기라니..
많은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가뜩이나 개막에 대한 기대가 컸었는데 수원과의 경기가 개막경기라는 것은 나를 비롯한 많은 대전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드디어 징크스가 깨졌다
대전은 지난 4년동안 수원에게 한번도 지지 않은 전적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국가대표급의 우수한 선수로 구성된 수원이 비교적 선수층이 얇고, 특별한 스타선수 하나 없는 대전에게 4년동안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항상 대전과 수원의 경기가 있기 전이면 수원의 대전징크스 라는 단어로 수많은 뉴스거리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솔직히 내게 징크스에 대한 부담이란게....
있었다.
한편으로는 어서 빨리 징크스가 깨지기를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항상 바라는 것은 우리 대전의 승리이기에 개막전부터 징크스를 이어가는 수원이라는 사실에 어쩌면 진짜로 자신만만하게 대전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간만에 찾은 경기장, 간만에 관람한 경기..
흥분과 기대감에 경기는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비가 오는 날씨와 여러가지 사정상 경기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리뷰를 한번 하고자 한다.
그랑블루의 포쓰. 레인자켓 때문에 더욱 파래보이는..
1. 역시 징크스는 무서운 것!!
기다리고 기다리던 킥오프가 선언돼고 녹색 그라운드 위의 축구공은 선수들의 발에 붙어다니며 한껏 춤사위를 뽐내기 시작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나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는데 그보다 더 나를 설레게 한 것은 바로 대전의 플레이 모습이었다.
선수들 하나하나를 따져봤을 땐 절대 수원에게 비교가 될 수 없었지만, 수원에 대한 자신감인지, 아니면 훈련을 통한 기량의 향상덕분인지 대전은 수원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객관적인 전력의 차가 느껴지지 않을만큼 수원애 맞서기 시작했다.
과연, 징크스라는 것이 무서운 것일까..
이런 징크스가 대전선수들에겐 자신감을, 수원선수들에겐 부담감을 주는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정도의 차이는 보이긴 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차이나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무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징크스라는 것의 무서운점이 아닌가 싶다.
2. 4백의 시작
대전은 올시즌 그동안 사용했던 3백시스템을 버리고 2003년 재미를 보았던 4백으로 팀의 전술을 바꾸었다.
과연 그동안 수비지향적인 3백으로 왠만해선 쉽게 지지 않으려던 대전의 축구가 어떤 재미와 느낌으로 다가올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이는 지난 2003년의 대전축구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기대를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제 처음 선보인 대전의 4백은 훈련을 많이 하고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해서인지 나름대로 불안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2실점을 하였지만 경기내내 적절하게 수원의 공격루트를 막아내며 자기 위치를 잘 지키는 모습에 조금만 더 적응하고 가다듬으면 나름대로 수비에 정평이 나있는 대전으로선 쉽게 실점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경기 당일 비가 많이 오고 원정경기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주승진 선수의 공격가담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에 반해 김창수 선수의 경우 올림픽 대표 경험으로 인한 자신감때문인지 적당한 공격 가담을 선보이며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대전이 올시즌 선보일 4백에 대해 상당히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3. 홈에서는 이기는 축구. 원정에선 지지않는 축구를 하겠다.
최윤겸 감독님이 밝힌 인터뷰 내용이다.
홈에서는 이기는 공격축구를..원정에서는 지지않는 축구를 하겠다.
홈에서의 이기는 축구는 그렇다 쳐도, 원정에서 지지않는 축구를 하겠다는 것은 어떤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원정에서는 지지 않기 위한 수비위주의 축구를 한다고 받아들여야 할까?
이제 한경기를 치른 것뿐이지만 수원과의 개막경기를 봤을땐 원정에서 지지않는 축구라는 것이 수비위주의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수중전이라는 상황과 원정경기라는 부담, 그리고 개개인의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선수구성에서 기본적인 수세의 입장은 있었지만 그것이 맘먹고 수비위주로 하려고 연출된 것이 아님은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대전의 날카로운 공격에 수원의 수비진이 상당히 흔들리는 모습도 많이 보였으며, 어느 한팀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되는 경기가 아닌 적당히 치고받는 형식의 재미있는 축구를 했다고 생각된다.
결국 수원과의 경기에서 보여진 원정에서의 지지않는 축구를 하겠다는 것은 상대가 계속 두드리게 하여 힘겹게 그걸 막고 있겠다는 것이 아닌 적당히 치고 나가서 상대가 두드리는 횟수를 적게 만들어 기회를 주지 않게 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경기였다.
결국 홈이나 원정이나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를 하겠지만 홈에서는 이기기 위한 적극성을, 원정에선 상대의 공세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수비적인 측면의 적극성을 가진 공격적 플레이를 하려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올시즌 대전의 많은 팬들은 대전시티즌이 보여줄 축구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4. 우승제의 화려한 변신
화려한 변신. 우승제
수원과의 경기에서 유독 눈에 띈 선수가 있다면 단연 우승제 선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로 데뷔 3년차인 우승제 선수는 그동안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오가며 제대로 된 포지션을 찾지 못하면서 기량을 맘껏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올시즌 본인이 원하기도 했던 공격수로 변신을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는지 첫경기부터 활발하면서도 자신있는 움직임을 보이며 대전의 많은 팬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버렸다.
작년시즌 공격수로서의 모습을 가끔씩 보여주며 변신을 예고하긴 했지만 불과 1년도 채 안된 기간에 이렇게까지 성장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데 대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아직 경험부족에서 오는 세밀하지 못한 움직임과 예측등은 아직 가다듬을 부분이 많지만 전체적인 플레이의 모습만을 봤을 땐 상당히 인상적이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프로 데뷔후 첫 골을 기록할 정도로 분위기를 잘 타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제 한경기를 본 것 뿐이지만 분명 우승제 선수의 변신은 화려하면서도 성공적이라고 여겨진다.
대전시티즌의 창단멤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공오균 선수의 22번을 물려받은 우승제 선수.
수원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만 봤을 때 대전의 22번을 물려받을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고 생각되었다.
대전의 22번은 이제 우승제의 것입니다.
5. 새로운 얼굴들의 신고식
수원과의 개막경기에 대전에 영입된지 얼마 되지 않는 선수가 몇명 보였다.
바로 공격진의 타이슨, 미드필드의 이성운, 교체로 투입된 황규환이다.
황규환의 경우 후반에 교체투입되어 긴시간동안 뛴 것이 아니기에 섣불리 어떠했다 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대전에서의 무난한 데뷔전을 치루었다 보여지며 앞으로의 활약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좋은 선수라는 느낌을 심어준 타이슨
공격수로 나선 타이슨의 경우 내게 아주 강렬하게 다가왔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공격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에 대해서는 기본이 잘 갖추어져 있고, 센스도 훌륭하며 일정수준 이상의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다.
전지훈련 기간동안 많은 골을 기록했다더니 연습게임에서의 운만으로 기록했던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최근의 대전용병들 중 레안드롱이 가장 훌륭한 용병이 아니었나 생각했는데 대전의 팀플레이에 적응하고 본인의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레안드롱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거라 생각된다.
활발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던 이성운
그리고 우승제 선수와 함께 이날 경기에서 눈에 확 띈 이성운 선수는 흡사 심장이 두개라는 박지성의 별명이 잘 어울릴만큼 활발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대전에서의 데뷔전이 부담이 됐을법도 한데 그런것에 주눅들지 않고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에 상당한 기대를 걸게 만들었다.
다만 볼을 다루는 센스나 기술적인 측면이 약간 부족해보였던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많은 신인선수들이 있는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새로운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6. 많은이들을 감동시킨 뜨거운 열정과 투혼
민영기선수 부상장면. 나드손의 발은 어디에?
대전과 수원의 경기에서 대전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라곤 징크스 라고 하는 심리적인 요인뿐 여러가지 객관적인 사항에서는 절대적으로 수원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전과 수원의 경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만들고 대전이 지지않는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라운드위에서 뛰는 선수들과 코팅스텝의 열정과 투혼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기 때문이고, 여기에 관중석에서 써포팅을 하는 써포터와 팬들의 열정과 투혼이 더해져 대전이라는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환경속에서도 한치의 물러섬 없이 함께 싸운 선수들과 써포터들의 열정, 그리고 투혼은 우리 대전시티즌이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고, 더욱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촉진제가 될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열정과 투혼이 어울려 선수와 팬이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축구의 묘한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경기는 졌지만 그들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보여준 열정과 투혼은 그 어느팀에도 뒤지지 않는 최고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7. 재미있는 축구, 기대되는 대전의 축구
어제 경기를 보면서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우리가 게속 수세에 있어 지지 않으려고 잠그기를 하는게 아니냐..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봤을 때 분명 대전의 축구는 잠그기를 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동점골 성공 이후 분위기를 탄 수원의 파상공세가 두드러졌고 그로인해 우리가 밀리는 경기를 한 것이지 우리 스스로가 잠그기를 하려고 마음먹고 수세의 입장이 된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계속 밀리는 상황에서도 짧은 패스를 시도하며 공을 전방으로 이어가려는 노력을 한 것과 대전의 공격이 진행될 때 미드필드 선수들이 공격진영으로의 침투가 활발히 이루어진 것이 증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잠그기를 시도하며 불안감을 주고, 박진감이 떨어져 흥미를 잃게 만드는 축구가 아닌 재미를 줄 수 있는 축구를 하려고 하는 시도가 엿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경기가 끝난후 내용에 실망하지 않고 패배를 당했어도 기분좋게 다음경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외에도 자체적인 플레이를 봤을때 관중의 입장에서 보기에 재미가 있어진 플레이 스타일이 돋보였고, 열심히 노력하고 그에 걸맞게 뛰어주는 선수들의 모습에 다시 한번 올시즌의 대전시티즌에 기대를 갖게 되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K리그가 개막을 하고 그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냉정하지 못한 심정으로 그저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것이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감정은 나만 느낀 것은 아니었나보다.
그렇기에 더욱 행복하고 좋은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pil.
비록 첫경기를 패배하기는 했지만 26경기중 고작 한경기 졌을 뿐이다.
물론 첫단추를, 그것도 수원을 상대로 잘 끼웠더라면 좋았겠지만, 질때가 있으면 이길때도 있는법.
패배의 결과와 상관없이 대전이라는 팀의 축구에 기대를 갖게 만든 자체만으로 난 수원과의 개막경기에 충분한 의미를 두고 싶고, 만족하고 있다.
이제는 그 기대를 확신으로 바꿔줄 필요가 있다.
그 무대는 바로 우리의 안방 퍼플아레나가 될 것이고, 홈개막경기를 통해 우리의 힘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드이어...
드디어.....
드디어.......
우리의 K 리그가 개막을 했다.!!
써비쓰~!!
우승제 선수의 골 세레머니~!!
이거 보고 가슴이 울컥했다.
정신 없어서 사진으로만 봤는데도...
직접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충~성~!
이글은 절대적으로
나 Kwan02의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을
손가는대로 적은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읽는 사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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