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올림픽 축구 예선 [대한민국 : UAE] 다녀왔슴다
쵸파블
2007. 6. 8. 16:57
지난 현충일에 대전월드컵경기장 (이하 퍼플아레나) 에서는 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UAE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비록 A매치는 아니지만 대전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보는 것은 지난 2005년 동아시아대회 이후 2년만입니다.
전날 비가 와서 현충일에도 비가 오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낮동안 구름은 커녕 햇살이 따갑게 제 피부를 간지럽혔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도 좋을 지경이었습니다.
집에서 나와 함께 경기장에 가기로 한 K양을 만나러 버스를 탔습니다.
쉬는날임에도 불구하고 버스안은 상당히 한적해보였습니다.
좋은 날씨에 사람들이 다들 시외로 놀러갔는지 바쁠 것 같은 휴일임에도 왠지 여유가 느껴지는 버스안이었습니다.
그렇게 K양을 뒤늦은 점심을 먹고는 한남대학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퍼플아레나로 향했습니다.
근데 경기장으로 가는 도중 왠지 모를 불길함이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구름이 모여드는 것이었습니다.
설마 이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갑자기 비가 올까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하철에서 내려 경기장을 향해 가는데 왠걸 갑자기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를 피해 있으며 잠시 지나가는 비이겠거니 생각했지만 비는 그칠줄 모르고 더욱 세차게 내리기 시자했습니다.
천둥번개까지 치더군요..
제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결국 우비를 사들고 경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은 많은 관중들로 인해 발 디딜틈이 없었습니다.
지붕이 없는 골대뒤쪽인 N,S석은 1층과 2층이 꽉 차있었고 3층부터는 비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비를 피할 수 있는 W,E석은 진작부터 꽉 차있었습니다.
경기장을 몇바퀴 돌면서 겨우 N석과 W석 중간쯤인 코너플랙쪽 4층에 어렵게 자리를 구했습니다.
맨 꼭대기로 올라가니 바람은 새차게 불어서 춥고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제대로 경기를 관람하기 힘들더군요.
게다가 우리나라 유니폼의 특성상 등번호를 식별하기가 참 어려워 대체 누가 누구인지 알수도 없고 참 답답했습니다.
그렇게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전반을 관람하고 비가 그쳤다 싶어 우리 일행은 N석 3층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역시 축구 보기 제일 좋은 자리는 골대뒤 3층입니다.
탁 트인 시야와 시선의 동선이 거의 없는... 관람 최적의 요건..
후반이 되어서야 우리는 제대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후반에 볼거리도 많았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모두 3골이나 터졌으니말이죠..
무엇보다도 대전의 아들인 창수가 맹활약을 하는 것을 확실히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나름 재미를 느끼며 관람을 마쳤습니다.
아무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표팀의 경기라고는 하지만 흥미나 집중에 있어서는 대전의 경기와는 비교할 수가 없더군요.
확실히 제게는 대표팀 경기보다는 대전의 경기가 더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있고 재미를 느낄 수 밖에 없나봅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참 재미있는 경기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대전이라는 도시에서 이런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자주 봤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봤습니다.
아무래도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대전시티즌을 찾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날테니까말이죠.
비록 그것때문이 아니더라도 대전시민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여가활용의 계기가 될테니 앞으로는 대전에서 이벤트대회나 평가전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원래는 경기에 대한 리뷰를 써볼까 했는데 비오는 날씨와 어수선한 환경탓에 제대로 경기를 보지 못한 이유도 있고, 역시 대전의 경기만큼 집중해서 보질 못했기 때문에 어설픈 리뷰를 쓰게 될 것 같아 그냥 관람기만 써보았습니다.
그날 경기장에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참 많이 왔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건 참 예쁜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결혼할 때가 되어서 그런걸까요?
ㅎㅎ
저도 나중에 가족이 생기면 함께 퍼플아레나를 찾으며 즐거움을 느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