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후기리그 1R 대전시티즌 완벽한 패배

쵸파블 2006. 8. 24. 09:17
드디어 K리그의 후기리그가 개막되었다.
경기 일정은 전기리그와 동일하되 홈-어웨이가 바뀌었을 뿐이다.
대전은 전기리그 개막전에서 성남에게 홈에서 0:1로 패배했다.
유독 성남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지는 대전..
이번에는 그 악연을 끊을 수 있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이번에는 아주 완벽한 패배를 당해버렸다.




0:4의 대패...
엊그제 포스팅했던 후기리그와 대전에 대한 전망의 글이 무색해져버릴 정도의 참패다.
역시 성남은 국가대표급 수비진으로 대전의 공격을 전면 차단했고, 좋은 선수와 용병들이 모인팀답게 막강한 패싱과 공격력을 보여주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기리그때의 성남은 가히 천하무적이라 불릴만큼 강력했지만 후기리그에 들어서는 오히려 더욱 강해진 느낌을 갖게 했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성남이 경기를 압도적으로 주도한 가운데 간간히...아주 간간히 대전의 역습이 이루어지는 형식이었다.
성남은 선수들간 유기적인 플레이가 아주 잘 이루어지며 쉽게쉽게 패싱을 연결하는 한편,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여유가 묻어나왔다.
그에 비해 대전은 선수들 모두가 약먹은 강아지마냥 맥이 없어 보였고,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볼점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성남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리그 최강수준이라 불리던 대전의 수비진도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대량실점을 허용했다.
수비수들의 위치선정이나, 상대 선수를 꽁꽁 묶어버리는 끈기와 근성은 온데간데 없고 번번히 성남 공격수들에게 놀아나는 식의 어설픈 플레이가 자주 보였다.
그나마 제몫을 해준건 노장 박충균 선수였다.
원래 한성질 하는데다 거칠지만 근성 있는 플레이가 대표적인 박충균 선수는 성남과의 경기에서 그런대로 성남의 파상공세를 그나마 한풀 꺾게 만드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론 역부족이었던 듯 싶다.

미드필드 지역에서는 김용태와 데닐손이 제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전혀 패스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볼점유율을 높이지 못함에 따라 자연스레 성남의 미드필더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기에 급급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패스와 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공격이 될리가 없었다.
슈바와 공오균이 버티고 있던 공격진은 전반 내내 이렇다할 활약 한번 보여주지 못하고 헛탕만 치기 일쑤였다.
그나마 후반에 정성훈과 배기종이 투입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려보려 했지만 급격히 무너진 조직력과 정신력에 4골을 내주며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위에 언급했듯 한마디로 대전은 성남에게 완패를 당한 것이다.

성남은 새로 영입한 네아가와 이따마르가 이름값에 걸맞는 뛰어난 플레이를 보이며 대전 수비진을 농락했다.
여기에 김상식과 장학영의 적절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선수들간의 패싱게임이 물 흐르듯 이루어지며 아주 좋은 팀웍을 과시했으며, 시종일관 역시 우승후보답다 라는 무게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대전으로서 반가운 것이 있다면 역시 정성훈 선수를 뽑을 수 있다.
컵대회 후반부 5골을 몰아넣으며 반짝하는 플레이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성남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몸놀림과 플레이는 그런 우려를 날리기에 충분했다.

대전은 애초에 전반을 포기하고 후반을 노리는 작전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하지만 대전은 약간의 부상이 있긴 했었지만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정성훈과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배기종, 그리고 요즘 일취월장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 우승제를 선발로 내세워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갔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골을 넣는다면 리그 짠물수비의 대표인 대전의 수비를 바탕으로 잠그기를 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후반을 노렸던 작전은 시간이 지나며 손발이 자연스레 맞춰진 성남에게 일격을 당하게 되었고 승점3점을 그냥 헌납한 꼴이 되어버렸다.





리그 초반 3경기에 선수들의 컨디션을 맞추었을 정도로 대전에게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초반 3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3경기중 첫경기는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초반 3경기중 남은 2경기가 어느정도 편한 부산과 신생 경남이기 때문에 쉽게 지지는 않을거란 생각이다.
초반 3경기에서 승점 5점만 따면 만족이라 여겼지만 잘만 준비하면 승점 6점을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 쉽게 생각하고 넘길 것만은 아니다.
부산과 경남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진 K리그의 팀이기 대문이다.

리그 첫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그것도 첫상대가 성남이라면 더욱더) 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다소 억지스런 징크스가 있는만큼 지난 패배는 훌훌 털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전기리그때도 개막전 패배를 당하고도 3위를 차지하지 않았던가...

2보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 여기고 좀 더 철저한 준비로 힘차게 뛰어보자 대전시티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