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내게 있어 선수들이란..
쵸파블
2006. 12. 24. 11:53
이번 포스팅은 철저히 저의 주관적인 시선에 의해 작성된 것입니다.
요즘 주위를 보면 부쩍 K리그의 팬이 늘어났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특히 연습장이나 인터넷을 통해 선수들의 미니홈피를 방문해보면 유난히 어린 여학생팬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지난 2002 한일월드컵 이후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선수 개개인에 대한 사랑과 응원이 K리그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축구 경기 자체에 재미를 느껴 K리그의 팬이 된 경우도 많겠지만 적어도 어린 여학생들에게는 축구 자체의 재미와 의미보다는 선수 개개인에 대한 동경과 사랑이 근본이 되어 K리그에까지 이어진 것이라 여겨진다.
프로축구인 K리그의 가장 큰 매력은 월드컵때 우리나라를 응원하듯 연고지에 입각한, 혹은 그 외의 매력에 의한 나의팀을 만들고, 응원하는데 재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월드컵이 우리에게 큰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가 축구 자체의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것 보다는 나의팀인 대한민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니던가.
그와 마찬가지로 K리그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나의팀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이나 청소년축구등의 국가대항전을 통해 축구를 접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철저히 자신의 팀을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각팀의 좋은 선수들을 모아서 선발한 것인만큼 선수 개개인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그 선수가 소속된 팀 모두가 나의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코 이러한 것이 잘못되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준으로 K리그의 팬이 된 사람들에게도 뭐라 이야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들과 비교했을 때 나의 입장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나를 이야기 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요즘 나의팀인 대전시티즌뿐 아니라 각팀을 살펴보면 이상하게도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보다 비주전이면서 젊은 선수들이 상당히 인기가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주전으로 출전하여 매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에게 끌려야 마땅한데 어찌하여 경기에 자주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선수들이 더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위에 썼던 표현처럼 팀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축구를 즐기는 것이 아닌 단순히 선수들을 보기 위해 축구를 즐기기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저 축구선수이기 때문에 가깝게 지내고 친하게 지내면 좋은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예전에 축구장을 데려갔던 친구는 월드컵이후 여동생이 축구에 빠졌다가 나와 함께 대전경기를 보고, 연습장을 찾은 이후 대전시티즌의 선수들과 일촌을 맺고 다닌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주전이 아닌 선수들이 친해지기 쉽고, 유니폼도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적어도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 어린 학생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는일이 아닌가..
올시즌 들어 부쩍 어린 학생들이 숙소를 자주 찾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연습이 끝나거나 경기가 끝나는 경우는 물론이요, 선수들 훈련이 없는 쉬는날에도 자주 숙소를 찾는 것 같았다.
결국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뛰는 팀이 아닌 선수들 그자체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선수 개개인이 모두 좋고 애정을 가지고 있다.
위에 언급한 일부의 어린학생들도, 나도 대전시티즌을 응원하는 것은 매한가지이나 차이점이 있다면...
내게는 대전시티즌의 선수들이라는 것이고, 일부의 어린학생들에게는 선수들의 대전시티즌이라는 것이다.
뭐 이것이 딱히 잘못된 것이라고는 단정지을 수 없는 문제이고, 문제를 삼을만한 사항도 아니다.
하지만 팀이 우선인 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선수가 우선인 그들의 경우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 선수가 소속된 팀을 위해서라도 조금씩은 상황을 살피고, 경우에 맞는 응원과 사랑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와 함께 싫은소리 못하는 선수들일지라도 조금은 팬과의 관계를 좀 더 이성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도 싶다.
무조건 좋다고 어린학생들의 행동과 반응을 받아주는 것도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김은중, 이관우가 있을 때도 분명 어린학생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나뿐일까..??
무분별한 숙소출입과 지나치게 가까워진 팬과 선수.
조금은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글을 읽는 사람들을 이해시키기에 부족한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러한 나의 생각이 욕을 먹을만큼 잘못된 생각이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아는사람은 알겠지만...
난 잘 알려진 공오균 빠돌이다.
그리고 대전시티즌을 엄청나게 사랑하고 응원한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공오균의 대전시티즌" 이기에 대전을 응원하는것이 아닌 "대전시티즌의 공오균" 이기 때문에 공오균을 응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내겐..
선수보단 팀이 먼저고, 팀이 전부니까...
아...조심스럽게 쓰려다 보니 뭔말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
여튼 짧게 요약해보면....
팀이든 선수든 응원하면서 K리그 팬이 많은건 좋다.
하지만 나의 겨우는 팀이 우선이고 전부이기 때문에 선수개개인에 대한 단순하고 지나친 응원은 보기에 좋지 않다.
결국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따지고 싶진 않지만 조금은 생각하는 응원을 하고 애정을 보여야 하며, 선수들도 조금은 성숙한 생각과 자세로 팬들을 대해야 한다.
뭐 이정도 되겠다..ㅋㅋㅋ
아...
지우고 싶은 글이지만...아까워서라도 못지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