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K리그 후기4R [대전 : 수원] 리뷰 外 슈바 이야기..
쵸파블
2006. 9. 11. 13:37
이글은 한사람의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성과 객관성이 전혀 없을 수도 있음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사진 출처 : 사커월드 '片鱗' 님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대전과 수원의 경기가 지난주말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국가대표급의 좋은 선수들이 모여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는 수원이지만 지난 3년동안 13경기를 치루며 대전시티즌에게 한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선수구성에 있어서 수원에 비할바가 아니지만 끈끈한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대전시티즌은 수원만 만나면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쳐줌으로써 대전과 수원의 경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관심거리를 주고 있다.
과연 수원은 대전을 상대로 무승 징크스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컸다.
대전으로부터 이관우를 영입하는등 후기리그를 위한 전력보강이 잘 이루어진 수원으로선 이번에야말로 최적의 기회라 여기고 있었을것임은 틀림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1: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징크스가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몸서리를 칠 지경일 것이다.
대전으로서는 그런 징크스가 부담스럽기도 하겠지만 지난 3년간 그랬듯 이번에도 경기를 아주 잘 풀어냈다.
축구를 보면서 이번에 절실히 느낀것이 하나 있다.
바로 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것과 텔레비전 중계를 시청하는 것에는 상당히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관람을 하고 이런 저런 느낌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텔레비전에서 중계한것을 재방송으로 보면서 전혀 다른 경기를 본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전에도 그랬었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상당히 심했다고 해야할까..
예를 살짝 하나 들어보자면 경기장에서 내눈에 잘 보이지 않는 선수가 있었는데 텔레비전 중계를 보니 그 선수가 화면에 자주 보이고 상당한 활약을 했다는 것을 확인한다던가 하는 것등이다.
그래서 수원과의 경기 후기를 좀 늦은 오늘에서야 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경기양상은 수원이 대전에 6:4 정도 약간의 우세를 보이며 진행되었다.
하지만 수원이 밀어붙이고 대전이 밀리는 정도가 아닌 양팀간에 서로 밀고 밀리는 장면이 연속됨으로써 상당히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6:4의 수치는 공에 대한 점유율일뿐 경기를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양팀모두 상당히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수원은 백지훈과 곽희주의 결장이 우려됐지만 좋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만큼 그리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 대전은 최윤열의 부상공백과 강정훈의 경고누적 결장으로 인해 상당히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이세인선수와 그외 다른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슛팅숫자에서는 8개의 슛팅을 날린 대전에 비해 수원이 훨씬 많은 14개의 슛팅을 기록했다.
이러면서도 내가 상당히 치열한 경기였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수원의 경우 공격 진행시 어떻게든 슛팅으로 마무리를 짓는 반면 대전은 마무리를 짓기 이전에 수원의 수비에게 차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윤열의 공백속에 후기리그 초반 3경기동안 9실점을 기록했던 대전으로선 상당한 불안감을 떨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공백을 매우기 위해 들어온 이세인은 투지넘치는 플레이와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수원의 공격을 무리없이 차단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아직 어린선수이고, 경험이 부족한 이세인선수지만 그러한 단점을 투지와 정신력으로 잘 극복하며 대전의 새로운 수비수로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다져나가고 있다.
수원은 전반 대전지역 왼쪽에서 얻은 드로인을 올리베라가 볼트래핑 한 후 기습적인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얻어냈다.
꽤 먼거리였고 슛팅을 위한 각도가 그다지 좋지 않았기에 예측이 쉽지 않았으나 멋진 슛팅으로 대전 골문의 왼쪽 포스트를 맞고 그물안으로 빨려들어가게 만들었다.
수원은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지긋지긋했던 대전징크스를 깨는데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상대가 수원이기에 더욱 지고 싶지 않은 대전시티즌 팬들은 순간 힘이 쭉 빠지기는 했지만 이내 기운을 되찾아 열심히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랬지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왠지 수원에게는 지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던건 대전시티즌이 그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후반초반 수원이 대전에게 기필코 승리를 거두기 위한 의지를 나타내듯 상당히 매서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이정수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오는 불운을 겪게 된다.
하지만 초반 위기를 넘긴 이후 대전이 수원에 약간 앞서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상당히 밀어붙였다.
하지만 될듯 될듯한 플레이는 뭔가 부족한 느낌을 주며 번번히 수원에게 막히기만 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공방전이 활발하게 펼쳐지며 상당히 역동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보는이로 하여금 축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한 멋진 경기였다.
대전은 후반들어 약간의 부상이 있었던 장현규를 빼고 공오균을 투입했다.
공오균은 체력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인지 아니면 풍부해진 공격진에 대한 활용방법인지 올시즌 미드필더로 활약을 하고 있는데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공오균의 플레이가 매우 좋다.
상당히 많은 움직임과 적극적인 수비가담, 그리고 스피드를 이용한 무서운 오버래핑에 이은 돌파..
공오균은 공격진에서도 한축을 담당했었지만 이제는 미드필더로서의 역할도 대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게 상당히 좋은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공오균이라는 선수를 공격진이든 미드필드지역이든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은 대전으로선 다양한 전술변화를 위한 긍정적인 측면에서 매우 환영할만하다고 보여진다.
이후 많이 지친 배기종을 정성훈으로 교체하고, 고병운을 헙슨과 교체하면서 만회골을 위한 적극적인 공격축구로의 전환을 꾀했다.
작전은 성공하여 대전의 공세가 이루어지며 후반 37분경 수원진영 아크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그동안 경기경험이 부족했던 헙슨은 오른발로 기가막히게 감아차며 수원의 골문을 가르며 1:1 동점을 만들어냈다.
대전과 수원의 징크스가 계속 이어지게 만드는 골이었다.
하지만 수원은 홈경기에서의 승리를 위해 남은시간동안 거세게 밀어붙이며 찬스를 만들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대전은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수원의 공격을 잘 막아냈고, 수원은 또다시 슛팅이 골대를 맞추는 불운을 겪게 된다.
그렇게 경기는 마무리돼고, 대전팬들은 지고 있다가 극적인 동점으로 인한 기쁨에 신이 났다..
원정에서 수원을 상대로 승점1점은 실망할만한 경기는 아님에는 틀림없다.
그것도 지고 있다가 만든 동점이기에 충분히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승점 1점이었다.
이날 경기의 동점골의 주인공 헙슨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헙슨은 후반기 시작하기 전 퇴출된 용병의 공백을 매우기 위해 영입한 선수다.
그러다보니 K리그의 경기경험이 없고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실수도 하고 제컨디션을 찾지 못한 모습에 상당한 걱정과 우려를 갖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습때 살펴보고 받은 느낌은 전에도 말했듯 적응만 하면 상당히 도움이 될만한 선수라는 느낌이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미드필드지역에서 우리팀 공격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패스를 잘 찔러주고 공수의 조율에도 어느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여졌다.
사실 수원전때 보여준 헙슨의 플레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몸이 풀리고 경기에 녹아들면서 그의 패스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며 상당히 좋은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본 중계에서 헙슨의 플레이는 경기장에서 보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즉, 헙슨은 이날 매우 잘했다는 것이다.
상당히 성공확률이 높은 패스가 이루어지고 감각적인 프리킥으로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골을 만들어냈다.
즉, 발로 공을 차는데 있어서의 센스는 어느정도 갖추고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다만 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거나 개인기량으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는데 있어서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이에 대한 보완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헙슨은 대전에 있어서 상당한 전력상승을 가져다줄 선수임에 틀림없다.
비단 수원전에서의 경기뿐 아니라 대전의 경기가 열리고 그 경기에 출전하는 날이면 슈바는 항상 비난을 받기 일쑤다.
모르겠다.
다른사람들이 말하는 용병짝사랑 때문인지, 내게 슈바는 상당히 좋은 플레이를 해주고 있다는 느낌인데 왜 욕을 먹는걸까..
아마 골이 부족해서일까..?
공격수가 골을 넣어줘야 하는것이 가장 큰 존재이유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팀이 골을 넣도록 움직여주는 것도 공격수의 큰 역할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슈바의 공격포인트는 현재 팀내1위다. (3골 5어시스트)
즉 보여지는 결과로는 욕먹을만큼의 실망스런 플레이를 했다고 보긴 힘들다는 것이다.
경기내내 관중석에서는 슈바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자주 들렸다.
그 소리들을 들으며 내가 축구를 잘못보기에 수긍을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집에서 중계로 본 슈바의 플레이는 매우 좋았다.
슈바의 공이 오는 순간의 이후 플레이에 대한 결정이나 공을 가지고 움직이는 센스, 그리고 공이 없을 때 상대 수비지역에서의 움직임과 공간침투, 또한 슛을 때릴때의 감각등 중계화면에 잡힌 슈바의 모습은 상당한 수준을 가진 용병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공격수로서 좀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요소 하나가 슈바에게는 부족하다.
그건 바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것이다.
작은 장점 하나하나를 팬들이 알아줄리는 없다.
수원의 올리베라의 경우 대전과의 경기에서 화면에 비춰진 경우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활약이 미약했지만 이적후 골을 터뜨리며 수원의 많은 팬들의 뇌리에 깊숙히 박혀버렸다.
그때의 좋은 감정이 수원의 올리베라가 좋은 용병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만든것이다.
하지만 슈바는 그러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무언가가 없다.
시즌초반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이전에 보여준 실수들로 인해 팬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 이후 슈바는 왠만한 플레이로는 대전팬들을 즐겁게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헤트트릭이라도 해야할 상황이다.
이러한 반전이 없는 이상 슈바는 좋은 용병이라는 칭찬을 받긴 힘들 것이다.
충분히 좋은 자질과 센스를 갖췄음에도 그것을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을 찾기 힘든 슈바.
하지만 작년 레안드롱이 그랬던 것처럼 슈바도 대전팬들에게 좋은 선수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꼭 올 것이다.
다음경기는 전북과의 경기이다.
이번주 주중 중국 원정을 가는 전북은 체력적인면에서 어느정도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전북을 홈으로 끌어들여 후기리그 순위 상승을 위한 분위기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바로 승리를 거두는 것.
이번 5R 전북전의 승패에 따라 대전이 후기리그 남은 기간동안의 분위기가 결정될 것 같다.